첫번째 블로그 소재로 무얼할까 고민했다.
일단 문화유산을 메인테마로 할 생각이였기에 당연히 유물, 유적으로 정해졌는데 그 중 무엇을 할 것이냐의 문제.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가슴 벅차 올랐던 감동을 준 유물 유적이 한 둘이 아니였다.
모두가 의미있고 다 소중했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물음.
그때와 지금의 나.
무엇이 중요할까하는 물음에 나이가 들어 그런지 가족이 먼저 눈에 밟힌다.
지금은 가족 말고는 다른 목표란게 없는지라... 좀 많이 아쉽지만......
해서 가족과 함께 갔던 곳으로 대상을 좁혀 보았다.
작년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한해에 한번 정도는 찾아가긴 했다. 물론, 그렇게 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지난 사진을 열어보다 진전사지에서 한참을 있었다.
강원도의 환상적인 폐사지.
그렇게 시작한다.
탑하나 외로이 서있으나 그 로케이션이 매우 훌륭하다.
겨울에 찾는다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폐사지와 탑을 둘러보며 늘 느끼지만 유물과 유적이 있는 곳을 함께 영유하고 바라보아야 비로소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이런 고즈넉한 곳을 다닐 때 늘 이야기한다.
절과 탑만 봐서는 감흥이 잘 오지 않는다. 주위 경관을 함께 둘러보는 걸 생략하는 순간 그 가치가 반감된다고...
부석사 안양루에서 소백산맥 자락을 바라보았을 때 이런 이야길하면 가족 모두가 감탄한다.
단풍과 폐사지, 석탑이 이렇게 잘 어울릴까?
이곳과 함께 어울리는 곳이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선림원지가 그렇다.
이 두 곳은 강원도의 힘이랄까...
청명하고 높은 하늘,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들, 맑은 공기.
언제 찾아도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다. 하나더 넣는다면 월정사의 전나무 숲. 아~ 가고싶어라~
기단부에 장엄되어있는 팔부신중은 선림원지의 삼층석탑과 매우 유사하다.
차이라면 탑신부에 사방불이 초층 기단부에 비천상이 장엄 되어 보다 더 화려하다는 정도.
전형석탑의 양식을 가진 삼층석탑에 이렇게 화려한 장엄이 들어간 예가 드물다.
전형석탑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경주에서도 원원사지의 동서 삼층석탑 정도. (이 탑에는 십이지신상이 장엄되어있다)
참고로 전형석탑의 시원으로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을 꼽는다.
이곳을 찾은 날 비가 왔었다.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서울로 갈 때는 꽤 고생했다.
올라가는 길.
가을비가 단풍과 석탑을 적시고 있었다.
초층기단부에 장엄되어 있는 비천상들.
석탑에 비천상이 장엄된 예가 매우 드물다. 여주 신륵사에서 유사한 예를 찾을 수는 있다.
보통 우리가 아는 비천상은 범종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상원사 동종의 주악비천상, 성덕대왕신종(흔히 에밀레종 또는 봉덕사종)의 공양비천상이다.
공양하는 모습을 지닌 공양비천상이 신성하고 경건한 이미지라면 악기를 켜는 주악비천은 활기차고 즐거운 이미지다.
이 탑의 이미지는 악기를 켜는 모습은 아니지만 흩날리는 천의가 마치 모항공사 여승무원 유니폼의 스카프처럼 꽤 활기찬 이미지를 준다.
물론, 필자가 그렇게 느낀다는 것. 주관적인 느낌인지라...
중층기단부를 장엄하고 있는 팔부신중.
아수라는 팔이 많아서 언제나 바로 알아 볼 수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아레스, 마르스에 해당하는 싸움의 천재. 물론 불가에서도 싸움 좀 하시는 분들 여럿 계신다.
그중 대표적인게 팔부신중의 하나인 아수라, 그리고 절의 일주문을 지나 만나게되는 첫번째 문가운데 하나인 인왕문(대개는 천왕문 또는 사천왕문이 더 많다)을 지키는 인왕(금강역사)이다.
팔부신중의 호위를 받고 계신 탑신부를 장엄하고 있는 사방불.
서쪽과 동쪽의 부처님은 거의 정해져 있다. 서방극락세계의 아미타여래, 동방유리광세계의 약사여래.
답사일자 2012년 10월 27일
사랑을 예감하다! 감은사지(感恩寺址) (0) | 2017.03.30 |
---|---|
宇治 (0) | 2016.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