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일상속 생각나는 시 한편.
내가 가장 아프단다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아프고 아파서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나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나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나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나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유안진 시집 『다보탑을 줍다』, 《창비》에서
Muse/Novel
2016. 7. 12. 16:37